남 일은 알고 제 일은 모르는 소강절(邵康節)   
 
 G002+AKS-UR20_Q_0708_1_F_007
 [음성통합상세화면]
제목 남 일은 알고 제 일은 모르는 소강절(邵康節)
테잎연번 [양강면 설화 7]
음성위치  T. 양강 1 앞
채록지  묘동리 묘골
채록자  김영진 조사
구연자  장영재
출전  한국구비문학대계 3집 4책
출전페이지  385 ~  388
설명  *다시 주위에 있는 노인들에게 이야길 하시라고 해도 모두 사양하니까 잠시 생각하더니 “중국 얘기도 괜찮으냐?”고 물어 “좋다” 고 하니 시작했다.*
본문 
세조대왕(世祖大王)때에 참 과거를 뵈는데 그 과거에 글제가,

“일화(一火)가 소진만권서(燒盡萬卷書)라 한 불이 만권의 시서(詩書)를 태웠다 하는 유래를 써라.”

하는 것이 나왔다 이거여. 글제에. 그런데 그때에 저 팔도에서 모인 선비들이 수천 명이 모였는데 그 유래를 쓴 선비가 하나 밖에 없드라는 거여.

그 유래인즉 뭔고 하니라. 중원(中原)에 어떤 참 가난한 사람이 있는데 지금이나 그때나 가난하면 장가를 못 가는 거여. 요새는 연애를 해서 장가


[386 쪽]

를 가지만 이전에는 연애법(戀愛法)이 어디 있어? 장가를 못 가고 있는데 나이 삼십이 넘도록. 그래설랑은,

“에이끼 이놈의 거 장가나 평생 한번은 가야겠는데 강절(康節) 소선생(召先生)(1)[주]중국 송나라의 학자인 소옹(邵雍)으로 「황극경세서(皇極經世書)」,「격양집(擊壤集)」을 지었는데 그의 시호가 강절(康節)임.한테 가서는 그 어른이 용하시고 하니 가서 말씀을 드려가지고 원제(언제) 장가를 갈 것인지 한 번 여쭤 볼 수밖에 없다.”

구. 그래 강절 소선생을 찾아가지구설랑,

“아이 선생님 제가 나이 사십이 넘도록 장가를 못 가고 그런데 선생님 지가 장가 언제쯤 갈라는지 좀 봐주시구랴.”

하니까 그 소선생, 강절 소선생님이 말씀하기를,

“니가 나 시키는대로 하면 곧 장가갈 수 있다.”

이런 말씀을 하셨어. 그래,

“선생님 무슨 말씀이시무니잇가?”

“그 동네 앞에 큰 내가 있지 않으냐? 거기 곧 나가면 어떤 부녀가 홀딱 벗고 참 목욕을 할끼니 거기 가설랑은 그 옷을 강변에 벗어놓은 걸 가지구설랑은 네 집에 오너라. 그라먼 장가갈 수 있다.”

이런 말씀을 하셔. 그래 강가에 가보니께 참 옷을 좋은 걸 벗어놓구설랑 이쁜 처자가 목욕을 하고 있어. 이놈의 옷을 네-미 속곳하고 전부 가지구설랑 집으로 갖다 집동이다 감춰놓고 있으니까 그 여자가 왔어. 거길 따러왔어.

빨개 벗고 참 그 날이 저문데 거길 왔어. 찾아왔어.

“아 그 내 옷을 달라.” 구.

“아 옷은, 우리 집에 살면 내 찾아 줄께 우리랑 살자.”

구. 빨개 벗구 왔는데 그 데리구 살었단 말여. 살았는데 삼형제를 낳드랴. 아들을 삼형젤 낳어. 낳는데 하루는 봄이 됐는데 그 남편한테,

“아이 내가 참 아들을 삼형제 낳고 그렇게 했으니 아이 내가 어디로 가


[387 쪽]

겠느냐구? 그때 목욕할 때 가지고 온 옷을 날 좀 달라구. 주면 아 내가 가지구 어디로 가겠느냐?”

구. 가만히 생각하니께 아들을 삼형제 낳으니 도망칠 이유도 없구 그래 옷을 내줬드랴. 내주고서랑 깔을(꼴을) 비러 어디 산에 갔다 왔더니 아 점심에 와보니께 달아나고 없어. 아들만 남겨놓구서. [청중: 아하 그거 큰일났구먼.]

아하 그거 참 큰일났단 말여. 아들은 젖먹이가 있는데 자꾸 울어쌓구. 젖 달라구. 에펜네는 달아나구. 아 그래 저 가당챦어. 그래서랑은 젖먹이 아들하구 인저 난 큰아들하구 말짱 데리구 강뚝으로 나가 봤어. 게 돌아댕기니께 아 인제 젖먹이 아이는 자꾸 울어쌓구 그러는데 아 인제 한참 바라보니께 강가에서 그 여자가 강 위에서 불끈 솟아나와. 아 그러니께 그 사람이 불르면서.

“아 그 당신 어떻게 할라구 이 어린 놈 젖도 안 먹이고 어디로 갔드랬느냐?”

구. 그러니까 강에서 얘기가 바깥으루 안 나오고,

“내가 참 동해 용왕에 딸로서 참 무슨 득죄(得罪)해설랑은 이 목욕하러 나왔다가 당신한테 와서 한 삼년을 넘기 살어설랑 아들 삼형제을 낳지만 낳는데 이게 다른 사람에 참 소행이 아니라 강절 소선생이 도학군잔데 아 그 양반이 지시해 가지구설랑 내가 당신하구 살게 됐지 내가 살 사람이 아니요.” [청중: 웃음]

이라면서,

“나는 갈께니께 그런 줄 알라.”

면서 병을 두 개를 줘. 하나는 샛파란병이구 하나는 샛빨간 병이여. 그래 샛파란 병을 그 남편을 주면서,

“이것은 젖멕이가 지금 있는데 내가 낳은 젖멕인데 이걸 용궁에 보화기 때문에 요새 말로 우유인지 뭔지 몰라도 암만 딸아도 저놈 먹을만치는 나올 꺼니께 딸아서 먹이면 저놈 잘 클꺼라.”


[388 쪽]

고. 아 그러면서 그 강에서 딸아 뵈이는데 병은 얼마 안 되는데 여러 되가 나와 따르는대로 그놈을 줘. 인제 빨간 병을 주면서,

“이것은 강절 소선생의 은혜를 갚어야 해여. 그 양반이 참 인도해서 당신하고 살았기 때문에 그 양반을 갖다 드리면 될끼니까 그 양반을 갖다 드리라.”

구. 그라면서 참 물 속으로 들어갔버려. 그러니께 그놈을 가주와서 푸른병을 그놈을 딸아설랑 어린 애를, 젖먹이를 먹이니까루 잘 먹구 울도 안하구 며칠 멕여두 남어.

이제 빨간병을 가지구 참 강절 소선생을 찾아가지구설랑은 인사를 한 담에 그 참 자초지종을 얘기를 하면시로,

“아 그 여자가 선생님 갖다 드리라고 하면서 이걸 줍니다.”

이라니까,

“아 그러냐?”

구 받아설랑은,

“아 이게 뭔가 모르겠다.”

고. 마개를 확 따니께 불이 번쩍 나드니 그 술서(術書)를 전부 다 태웠다는 거여. 그래 강절 소선생도 그 자기 술서 태울 줄은 몰렀다 이런 얘기여. 이게 참 세조때에 세종대왕(世宗大王) 때에 과거에 글제에 나왔드랴.

듣기